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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운명은] 8개월 매각 실패 '최악의 구조조정' 오명

최종수정 2017.09.12 13:57기사입력 2017.09.12 13:57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은 상표권을 둘러싼 대립과 채권단 내부 분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의 불완전성 등에서 기인했다는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이번 매각 무산의 확실한 패인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의 상표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매각 절차가 지연된 데 있다. 상표권 대립에는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과 양측 모두에 책임이 있다.

채권단은 상표권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외면한 채 매각을 밀어붙이면서 논란을 자초했고, 박 회장은 상표권을 앞세워 채권단과 맞서면서 기촉법의 근간을 흔들었다.

박 회장은 앞서 우선매수권 행사 시 컨소시엄을 허용해달라며 채권단에 소송전을 선언하고, 경영등급 평가 등 채권단의 의사결정에 대한 이의제기와 지역정서와 직원들을 동원한 여론전 등 공격과 방어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중국 더블스타를 대리해 박 회장측과 상표권 협상을 하는데 너무 많은 동력을 썼고, 더블스타는 끝없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3분기 실적 역시 적자가 지속될 것을 예상해 기존 1550억원에 추가로 800억원을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더해 우발채무에 대한 손해배상한도(1550억원)도 유지해달라고 요구했고, 가격 조정으로 박 회장 앞 우선매수권이 부활한 데 따른 브레이크업피를 상향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매물의 가치가 실시간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 가격을 깎으려고 하는 것은 매수자로서 자연스러운 권리이지만, 상표권 사용료 차액 보전이라는 금전적인 지원까지 약속받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실적 악화로 끝없는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이 결국 더블스타의 자충수였다"고 평가했다.

가격 조정의 경우 거래종결 전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더블스타는 상표권 사용조건부터 가격인하에 이르기까지 부적절한 타이밍에 부적절한 요구를 지속하면서 결과적으로 스스로도 목적 달성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이다.

채권단 내 갈등과 분열도 패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의결권 기준 단일 최대주주인 우리은행(33.7%)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32.2%)은 매각 초기 수많은 쟁점을 두고 원만한 의사합의를 보지 못했고, 산업은행 내에서도 강건파와 온건파로 분열되면서 일사분란하게 매각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적절한 매각 타이밍을 놓치면서 2010년 워크아웃 이후 경영난에 시달려 온 금호타이어의 추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매각 지연에 따라 중국법인의 부실화와 경쟁력 취약이 한계상황에 직면하면서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에만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실적 부진 심화와 이자 부담으로 재무구조는 악화일로다. 임직원 월급을 줄 돈이 없어 채권단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당좌대월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9월말로 상환시기를 늦춘 채권 1조3000억원에 대한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또 한번의 워크아웃이나 최악의 경우 P플랜 적용이 불가피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 구조조정의 큰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기촉법에 따르면 부실 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채권단 주도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맺는다. 워크아웃이 경영 실패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를 위한 구조조정이 아닌 채권단의 채권 회수를 위한 구조조정이기 때문에 이들간의 약정 내용은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맹점이 숨어 있다.

컨소시엄 허용이나 상표권 논란에서도 채권단과 박 회장이 각자의 논리로 막장 싸움을 이어간 것도 이때문이다. 결국 박 회장이 기촉법의 근간을 흔들고 산업은행이 이에 휘둘리면서 기촉법의 한계를 스스로 자인한 셈이 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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